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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틸

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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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1. 9. 19. 02:40

변기에 휴지를 버리지 마시오



나와선 안되는 것이 나오고 마는 것은 어떤 공포인가

저 아래로 무력히 침전만 하던 너인데 갑자기 중력을 조롱하며 터지는게 아닌가 원래의 모든 것이 눈가림이고 속임수였다는 마냥 숨겨둔 생명력을 회복하며 괴물같이 기어 올라온다 여덟 개의 다리가 보이는것 같은데 나는 온몸으로 진통을 견뎌내야 한다 거짓말처럼 네가 어렵다 안으로 들어간 것은 도로 나올 수가 없고 때문에 그 나올 수 없는 것이 기어코 나오려 함은 네가 잔악하다 너는 잉태되다만 아기다 미숙아라 부르기 민망할 만큼 미숙아조차도 덜된 넌 미미숙아다 아주 갑자기 발달과 성장을 때려치고 괴물같은 힘으로 자궁을 뛰쳐나오는 이제 슬슬 네 냄새가 난다 그래 스멀스멀하고 목구멍으로 올라온다 끄우웩

매우 돼지같은 소리에 정적이 깨지며 시허연 변기가 산파처럼 냉정히 너를 받아내고 세상 밖으로 나와선 안되는데 나오고 말아버린 아기일지라도, 사실 아기라기보다 아직은 정액에 좀더 가까운 미미숙아일지라도, 모두 다 똑같이 평등한 아기라는 것처럼 그는 게걸스레 너를 먹어 치운다 난 흡사 탯줄과도 같이 처절하게 늘어진 침을 손등으로 훔쳐내며 열여덟 고딩임산부(였으나 아 이젠 아닌)열여덟 고딩이 가랑이 오므리는걸 따라하듯이 입을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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