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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09. 8. 2. 22:58민달팽이용
미끈한 몸을 굴려 내밀한 방으로 침투해 간다
누가 이미 잠든 어둠의 장막 속을 기어 간다
벽과 바닥과 천장을 더듬자 단단한 타인의 체취가 물씬 솟아오른다
이 방은 내 방일 수 없다
나는 이 곳에서 잠들 수 없다
무지(無知)하게 코고는 주인을 응시한다
그처럼 잠들던 내가 보인다!
나의 방 가장 깊숙히 수렴하는 소용돌이 끝에 머리를 묻은 채
사유해도 좋고 무아해도 좋고
하루마다의 꿈을 겹겹이 쌓아 견고히 하여도 좋았던
무이한 방과도 같았던 나의 안식 을
되찾고 싶어서
오로지 제 주인만을 재우는 방을 응시한다
여느와 같이 잠에 빠졌던 나의 방으로 숨어들어 왔을 모르는 이의 얼굴이 보인다!
나는 그 머리처럼 잠들지 못하고 부끄럽게 도망쳐 나온다
하늘은 까맣고 들은 추워 내 눈은 감길수가 없음을 탓만 하노니
깨어남과 동시에 사라져 버렸던 성장해 버렸던
이슬로 녹아 버렸던 고치와도 같았던 나의 와실(蝸室) 을
되찾고 싶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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