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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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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3. 2. 20. 13:47

아임소리마마

커다란 건물이 하나 있었다. 마마는 길 잃은 여자들을 모으기 시작했다.
그리고 작은 방마다 여자를 하나씩 집어 넣었더니 상가가 완성되었다.
그것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여자인 건물로 우뚝 섰다.
건물은 가끔씩 깔깔댔고 소근소근 거렸고 때때론 조잘조잘 지껄였다.
여자의 냄새를 맡은 남자들이 주위를 서성이기 시작했다.
마마는 돈을 받고 남자들을 하나씩 건물로 들여보내주었다.
그들은 긴 복도를 헤메이며 이방 저방 창문 틈새를 훔쳐보았다.
그리고 어느 방 앞에 다다르면 무릎을 꿇고 자위를 했다.
그렇게 자위하는 여러 남자들과 안에서 어쩔줄 모르는 여자들로 한데 뭉쳐진 건물은
강한 짝짓기 냄새를 풍기며 마찰의 노래를 불렀다.
수 많은 남자들이 다녀갔다. 가끔씩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곤 했다.
문을 부숴 방안에 있는 여자를 데리고 도망가는 남자들이 생기곤 했다.
마마는 그냥 웃었다.
며칠가지 않아 도망간 여자가 다시 혼자 건물앞에 나타나곤 했으니까.
그녀는 말없이 자기 방으로 돌아갔으니까.
그러면 마마는 그냥 웃었다.
수 많은 남자들이 다녀갔다. 가끔씩 사건 사고들이 발생하곤 했지만
여자들은 늘 다시 건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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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3. 2. 15. 15:56

그리고 사랑하게 하라

네 방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내리는 하얀 방울이 약 십년을 그리온 부정확한 그림마다 이름모를 얼굴이 마치 남자처럼 드물게 나타났다가 또 사라진다

내 화장실 타일로 똑똑 떨어져 내리는 빨간 방울이 대략 십년을 번져온 무늬마다 주인모를 얼굴이 마치 여자처럼 몰래 떠올랐다가 다시 멀어진다

우주보다 먼거리에서 툭 떨어져 내리기만 하며

우리 아래로 떨어져 내린 방울들이 하수구를 따라 점점 낮은곳으로 흘러모여 이룬 작은 웅덩이는 대략 십년을 고이고 고여 마침내  질척대는 하나의 못을 조용히 이룬다
  
우주보다 먼거리였지만 그들을 만나게 하라
대략 십년을 만나게 하라 섞이게 하라 무엇의 얼굴을 잉태하게 하라

우주보다 먼거리였던 우리를
언젠간 그곳에서 마주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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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1. 20. 20:16

아픈 하나 둘 하나 둘

내 입술은 가위질의 달인
딱 네 얼굴만한 구에 아픈 틈을 남기고 다녔다


네 거긴 못질의 달인
딱 내 엉덩이 만한 구에 아픈 구멍을 만들고 다녔다

장인은 지독한 직업, 무엇을 남기고자 조각하는가. 달리는 인간은 무서운 지위, 뜨거운 숨은 금방 차오르고 그 끝에 존재하는 허공은 늘 하늘에서부터 땅으로 우리에게로 잠식해온다. 마찰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의 심장은 칼질의 달인
딱 서로를 겨누어 미친듯이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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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1. 10. 21:39

스티커




붙였다 떼어낸 자리마다 언제나 또다시 그림자처럼 돋아나는


검은 이끼가 있어


늘 네 형상을 닮은 채로 짙게 짙게 스며나온다




이끼 긁어낸 손톱 끝자락마다 지저분하게 물든


검은 화석이 있어


어느새 또다른 손톱으로 자라나 새로운 스티커를 떼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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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18. 18:00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늘상 광어고 우럭이고 뻐끔대는 수조에
어느날 시퍼런 인어 한마리 가득찼다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그녀 눈이 그리는 동해 어디보다도
물때 그득한 누런 어깨가 더 비리다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잡어에 일가견 있다는 사장님
허리 아래론 매운탕 허리 위로는 지리?


백사십사번 버스 타러가는 길
고음의 괴성이 거리를 채우는데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물거품이라는 건 실은

아주 빨간
물거품으로 끝난다는 거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늘상 광어고 우럭이고 뻐끔대는 수조
막내 공주님 열일곱번째 생일맞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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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16. 21:08

연리지



그와의 아이를 벚나무 아래에서 잉태한다 나말고 벚나무가. 내 다리를 타고 땅으로 흐른 정액이 뿌리로 스며들어

그의 청첩장을 벚나무 아래에서 받게된다 나와의 것이 아닌 벚나무와의 것인. 그를 닮은 아이가 가지에 맺힐 무렵


그래 나는 쉽게 자를 수 있었다
벚나무 말고
너를


반쯤 벗은 남성과 뉠 자릴 위해 다시 찾은 벚나무의 곁엔 새로운 벚나무가 가지를 뻗어 그렇게 두손을 맞잡고 있었다


나말고 벚나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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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7. 14:22

사과, 가슴, 추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사내 머리가 데구르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여

동그랗게 잘 여물어 똑. 하고 떨어지는 사과처럼 사내 머리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땅으로 쳐박힐 때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주저 앉았고 그녀의 거뭇거뭇한 원피스는 다시 사내머리를 집어 삼켰다 그래서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사내 머리가 데구르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여

찡그린 사내가 토한 한마디 외로워서. 요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핏물이 주륵 흐를 때가 있다 하여

그럴때면 그녀는 원피스를 홀라당 까뒤집은채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서로를 이빨로 물어 뜯고 있는 사내 머리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그들을 품에 안아 달래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사내 머리가 데구르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여

생긋 그녀가 웃는 한마디 끔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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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1. 22:04

엄지공주


 

침대밑의 나는 키가 좀 작다

가슴도 좀 작다 그래서 나는

바퀴벌레랑 한다

 

침대밑으로 다섯번 데구르르 굴러떨어진 오후

나는 키가 좀 작아졌고 가슴도 좀 작아졌고

목소리도 좀 작아졌다 그래서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갈 수가 없다

 

바퀴벌레는 먹다 남은 생선을

혹은 쓰레기 같은 과자를 주고

나랑 한다


침대 밑의 나는 키가 아주 좀 작다

가슴도 좀 작다

 

바퀴벌레가 부르르르 떨면 

배 안이 가득 찬다 그래도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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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8. 29. 20:13

내가 낳은 포옹

이불과의 동침 스물 두해째 
어느날 갑자기 속옷이 벗겨진채 깨어나게되고 
결국 난 배가 불룩하게 솟아올라와 
같은 해 22시간의 진통끝에 
아주 작고 노오란 이불을 낳는다

난 이불과 함께 돌아왔으나
나를 범한 작자는 침대에 늘어져 아무런 말도 없었고
친정엄마는 미역국 대신 내 왼쪽 뺨을 한 대 시원히 후려 갈겼다

그길로 나는 아주 작고 노오란 아가 이불을 들쳐업고 집을 나와
고작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이 아가가 따뜻해지도록
이불을 품에 꼭 껴안고나마 있는것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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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6. 5. 17:47

흉터는 말하다

살과 살은 붙여 놓으면 붙는다


그것에 궤적이 생긴다 하여도

궤적이 소리를 지른다 하여도, 노동처럼

길을 만든 습관은 한낱 습관이었나


살과 살은 안겨 놓으면 붙는다


그것이 궤적이어야만 하더라도

궤적이 끊어지라고 정녕 궤적으로 내려온 것이라 하여도, 관습처럼

계절은 돌아오지 않는다 자식을 낳고 있는 것이다 

숨을 쉬며


살과 살은 떼어놓아도 붙는다 기어코 전설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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