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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0. 1. 17. 17:28나유타
나의 벽엔 그저 거울만이 걸려 있습니다.
티 없이 깨끗하고, 반짝반짝 윤이 나는.
그 앞에 서있는 나와 나의 뒤안을 오롯이 비추어줍니다.
그것이 한 치의 틀림도 없어서
나는 하얀 명주 수건을 구해와
거울을 닦기 시작했습니다.
유리창이 되도록 유리창이 되도록
시간이 흘러
희던 명주 수건은 새까맣게 더러워졌으나
다만, 나의 거울은 여전히 나를 틀림없이 비출 뿐이었습니다.
그 앞에 서있는 나와 나의 뒤안 만을 오롯이 비추어줍니다.
더 이상의 것은 용납 되어지지 않습니다.
나는 까만 명주수건을 빨아
이 거울을 무량히 닦습니다.
유리창이 되도록 유리창이 되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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