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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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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중심주의 2013. 2. 15. 15:55

earthin

다리는 시체위에 놓여졌다 떨어지고 또 떨어져 쌓인 시체는 다리를 위한 좋은 기초가 되었다 대대적인 공사였다 다리를 만드는 건 하나의 장관이었고 또 사실은 위태로웠다 역시 시체위의 다리일 뿐이었다 가끔씩 새로운 시체들이 추가되곤 했다 그렇게 다리는 완성되었다 수 많은 것들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물 속의 시체가 가끔씩 비쳐 보였다 사람들은 기초토대 공사의 흔적이라고 믿어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왜인지 시체는 점점 늘어갔다 툭 툭 떨어지는 소음은 가끔씩 아름다운 밤 야경을 거슬리게 했고 그래서 사람들은 음악을 크게 틀어 놓았다 언젠가부터 경찰은 사람들이 혼자 다리를 건너지 않도록 망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많은 사람들이 물 속 시체의 표정을 확인하고자 혼자서 다리를 건넜다 돌아오지 않는 이도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은 금지 되었다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물 밑의 남은 시체를 긁어 내기로 결정되었다 다양한 수중 포크레인과 장비들이 투입되었다 사람들은 조용히 모든 것이 끝나기를 기도했다 이제 어떤 사람도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시체를 보이지 않았다 그곳엔    시체가 없었다 어떤 시체도 찾을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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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1. 20. 20:16

아픈 하나 둘 하나 둘

내 입술은 가위질의 달인
딱 네 얼굴만한 구에 아픈 틈을 남기고 다녔다


네 거긴 못질의 달인
딱 내 엉덩이 만한 구에 아픈 구멍을 만들고 다녔다

장인은 지독한 직업, 무엇을 남기고자 조각하는가. 달리는 인간은 무서운 지위, 뜨거운 숨은 금방 차오르고 그 끝에 존재하는 허공은 늘 하늘에서부터 땅으로 우리에게로 잠식해온다. 마찰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의 심장은 칼질의 달인
딱 서로를 겨누어 미친듯이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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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중심주의 2012. 11. 13. 19:17

감상문

라면 냄새가 피시방에 가득해서 얼굴을 계속 찌푸리게 된다 나는 도망쳐나올 필요가 있었다 내방으로부터. 그곳에는 언제나 방관하는 내자신이 존재한다 방관하는 내자신은 본디 허공으로 존재했었다 허공은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때문에 관심은 필요 없었다 허공은 허공을 먹으며 허공으로 자라간다 하나의 풍선이 숨으로 부풀어 성장하듯. 그것이 나를 허ㅡ하게 만드는 줄도 모르고 말이다 내방을 감싼 벽지가 그 너머의 하늘을 감추는 것처럼 나를 감싼 피부가 내 안의 공포로부터 눈가리고 아웅을 한다 손발은 갖고 있지만 정작 모든 것에서 불능한 나, 방관하는 내 자신은 그렇게 가만가만히 태어나 커간다 방관하는 나는 자아를 갖추기 시작한다 방관하는 방법이 얼마나 적극적 일수 있는지에 대해 깨닫게 된다 그녀는 내방의 아주 작은 신으로 행세하기 시작한다 방에 한사람을 가둬 놓고 그를 밤새 미치게 하기 계속해서 방관하기 그리고 다음날 아침해를 띄워주기 그 즈음하여 곧 나도 방구석에서 방관하는 나를 인식하게 된다 방관하려는 그녀와 그녀를 방관하지 못하게 하려는 나의 기기묘묘한 싸움. 싸움은 몇해를 지속하며 달린다 그 끝에 남는 것들은 바닥으로의 침잠 한차례 한차례 씩 방관은 자신을 통해 바닥을 보여주었다 자신이 아무것도 해주지 않음으로써 아래로 가라앉는 중력에 가속도를 부여하는 것이다 바닥은 눈속임이다 이것이 마지막이라는 눈속임 방관의 기가막힌 마술. 바닥에 통탄할 때마다 늘 그것은 깨어지고 새로운 추락은 시작된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방관의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가만히 지켜볼 뿐이다 그녀의 파괴력은 그렇게 뿜어져 나온다 그리고 나는 가만히 방임당한다 싸움은 싸움으로 성립되지 못한다 안타깝게도 그녀가 갖는 '아무것도 하지 않음'이 방향성을 예측하기가 너무나 어렵기 때문에. 나는 그렇게 내방으로부터 그녀가 존재하는 내방으로부터 떠나기로 했다 신이 없는곳으로 누군가 나를 침범할 수 있는 곳으로 어떤 강한 힘이 나를 뚫을 수 있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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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1. 10. 21:39

스티커




붙였다 떼어낸 자리마다 언제나 또다시 그림자처럼 돋아나는


검은 이끼가 있어


늘 네 형상을 닮은 채로 짙게 짙게 스며나온다




이끼 긁어낸 손톱 끝자락마다 지저분하게 물든


검은 화석이 있어


어느새 또다른 손톱으로 자라나 새로운 스티커를 떼어내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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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18. 18:00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늘상 광어고 우럭이고 뻐끔대는 수조에
어느날 시퍼런 인어 한마리 가득찼다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그녀 눈이 그리는 동해 어디보다도
물때 그득한 누런 어깨가 더 비리다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잡어에 일가견 있다는 사장님
허리 아래론 매운탕 허리 위로는 지리?


백사십사번 버스 타러가는 길
고음의 괴성이 거리를 채우는데
아무도 돌아보지 않는다

물거품이라는 건 실은

아주 빨간
물거품으로 끝난다는 거

약수역 광동수산 물오징어
늘상 광어고 우럭이고 뻐끔대는 수조
막내 공주님 열일곱번째 생일맞던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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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타민그라비티 2012. 10. 18. 00:06

간만에

그림그렸다

여기저기삐꾼데

대충할래..







얼싸좋네 아좋네 군밤이여 에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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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타민그라비티 2012. 10. 17. 19:44

심심풀이


낚서

별류 즐겨그리는 구도는 아니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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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16. 21:08

연리지



그와의 아이를 벚나무 아래에서 잉태한다 나말고 벚나무가. 내 다리를 타고 땅으로 흐른 정액이 뿌리로 스며들어

그의 청첩장을 벚나무 아래에서 받게된다 나와의 것이 아닌 벚나무와의 것인. 그를 닮은 아이가 가지에 맺힐 무렵


그래 나는 쉽게 자를 수 있었다
벚나무 말고
너를


반쯤 벗은 남성과 뉠 자릴 위해 다시 찾은 벚나무의 곁엔 새로운 벚나무가 가지를 뻗어 그렇게 두손을 맞잡고 있었다


나말고 벚나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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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7. 14:22

사과, 가슴, 추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사내 머리가 데구르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여

동그랗게 잘 여물어 똑. 하고 떨어지는 사과처럼 사내 머리가 중력을 이기지 못하고 땅으로 쳐박힐 때마다 그녀는 얼굴을 붉히며 주저 앉았고 그녀의 거뭇거뭇한 원피스는 다시 사내머리를 집어 삼켰다 그래서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사내 머리가 데구르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여

찡그린 사내가 토한 한마디 외로워서. 요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핏물이 주륵 흐를 때가 있다 하여

그럴때면 그녀는 원피스를 홀라당 까뒤집은채 다리에 대롱대롱 매달려 서로를 이빨로 물어 뜯고 있는 사내 머리들을 하나씩 떼어놓고 그들을 품에 안아 달래주는 것이었다 그래서

그녀는 원피스 밖에 입지 않는다 가끔씩 다리 사이로 사내 머리가 데구르르 떨어질 때가 있다 하여

생긋 그녀가 웃는 한마디 끔찍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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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0. 1. 22:04

엄지공주


 

침대밑의 나는 키가 좀 작다

가슴도 좀 작다 그래서 나는

바퀴벌레랑 한다

 

침대밑으로 다섯번 데구르르 굴러떨어진 오후

나는 키가 좀 작아졌고 가슴도 좀 작아졌고

목소리도 좀 작아졌다 그래서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갈 수가 없다

 

바퀴벌레는 먹다 남은 생선을

혹은 쓰레기 같은 과자를 주고

나랑 한다


침대 밑의 나는 키가 아주 좀 작다

가슴도 좀 작다

 

바퀴벌레가 부르르르 떨면 

배 안이 가득 찬다 그래도 나는

침대 위로 올라갈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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