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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들은 왜 밤마다 어둠속에 모여 있는가 저 청년들의 욕망은 어디로 가는가 사람들의 쾌락은 왜 같은 종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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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3. 2. 15. 15:56

그리고 사랑하게 하라

네 방바닥으로 뚝뚝 떨어져 내리는 하얀 방울이 약 십년을 그리온 부정확한 그림마다 이름모를 얼굴이 마치 남자처럼 드물게 나타났다가 또 사라진다

내 화장실 타일로 똑똑 떨어져 내리는 빨간 방울이 대략 십년을 번져온 무늬마다 주인모를 얼굴이 마치 여자처럼 몰래 떠올랐다가 다시 멀어진다

우주보다 먼거리에서 툭 떨어져 내리기만 하며

우리 아래로 떨어져 내린 방울들이 하수구를 따라 점점 낮은곳으로 흘러모여 이룬 작은 웅덩이는 대략 십년을 고이고 고여 마침내  질척대는 하나의 못을 조용히 이룬다
  
우주보다 먼거리였지만 그들을 만나게 하라
대략 십년을 만나게 하라 섞이게 하라 무엇의 얼굴을 잉태하게 하라

우주보다 먼거리였던 우리를
언젠간 그곳에서 마주치게 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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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중심주의 2013. 2. 15. 15:55

earthin

다리는 시체위에 놓여졌다 떨어지고 또 떨어져 쌓인 시체는 다리를 위한 좋은 기초가 되었다 대대적인 공사였다 다리를 만드는 건 하나의 장관이었고 또 사실은 위태로웠다 역시 시체위의 다리일 뿐이었다 가끔씩 새로운 시체들이 추가되곤 했다 그렇게 다리는 완성되었다 수 많은 것들이 다리를 건너기 시작했다 물 속의 시체가 가끔씩 비쳐 보였다 사람들은 기초토대 공사의 흔적이라고 믿어 버리고 말았다 하지만 왜인지 시체는 점점 늘어갔다 툭 툭 떨어지는 소음은 가끔씩 아름다운 밤 야경을 거슬리게 했고 그래서 사람들은 음악을 크게 틀어 놓았다 언젠가부터 경찰은 사람들이 혼자 다리를 건너지 않도록 망을 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럴수록 많은 사람들이 물 속 시체의 표정을 확인하고자 혼자서 다리를 건넜다 돌아오지 않는 이도 있었다 결국 모든 것은 금지 되었다 더 이상 지켜보고만 있을 수 없기에 물 밑의 남은 시체를 긁어 내기로 결정되었다 다양한 수중 포크레인과 장비들이 투입되었다 사람들은 조용히 모든 것이 끝나기를 기도했다 이제 어떤 사람도 떨어지지 않기를 바라며 그런데 무언가 이상했다 시체를 보이지 않았다 그곳엔    시체가 없었다 어떤 시체도 찾을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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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듣쓰 2012. 11. 20. 20:16

아픈 하나 둘 하나 둘

내 입술은 가위질의 달인
딱 네 얼굴만한 구에 아픈 틈을 남기고 다녔다


네 거긴 못질의 달인
딱 내 엉덩이 만한 구에 아픈 구멍을 만들고 다녔다

장인은 지독한 직업, 무엇을 남기고자 조각하는가. 달리는 인간은 무서운 지위, 뜨거운 숨은 금방 차오르고 그 끝에 존재하는 허공은 늘 하늘에서부터 땅으로 우리에게로 잠식해온다. 마찰은 사실 아무것도 아니다.


우리의 심장은 칼질의 달인
딱 서로를 겨누어 미친듯이 휘둘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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